오늘은 하드웨어 간단 리뷰를 해본다. LG 43인치 모니터 43UN700.
원래 24인치 모니터인 Dell U2412M 을 2대 연결해서 하나는 가로, 하나는 세로로 놓고 썼는데, 코딩에 취미를 붙이다 보니 여러 개의 파일을 왔다갔다 하면서 편집할 일이 많아 좀 더 큰 모니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LG 43인치 모니터를 구매했다. 국내에는 LG제품 말고도 중소기업 제품도 많이 나와 있어 선택지가 다양한것 같던데, 현재 해외 거주중이라 현지에서는 선택할수 있는 제품이 제한적이었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 정도의 가격대를 가진 제품은 아예 없고, LG가 그나마 필립스나 Dell 등의 다른 제품에 비해서 저렴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디스플레이로는 원래부터 LG가 유명하기도 하고..약 75만원 정도의 가격대인데 결론적으로는 가격 대비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혹시 큰 화면 모니터 구입을 고민중인 분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구입하시라고 권해드린다. 나는 몇달동안 지켜보다가 샀는데, 시간이 지나도 가격은 별로 떨어지지 않는 것같고 사용할 수 있는 날만 줄어들 뿐이라는것. 산 지 몇달 지났는데 아마존 기준으로 가격이 오히려 더 올랐다.
한 화면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 창을 열어놓고 왔다갔다 작업하니 상당히 쾌적하다. 단점은 엔터테인먼트를 너무 즐기게 된다는것. 유튜브나 넷플릭스 보는것도 훨씬 재미있어진다. 큰 화면으로 하니 게임도 재미있어져서 많이 하게 되고..그리고 또 단점은 4K로 게임을 돌리려다 보니 업그레이드가 필요해진다. 그래픽카드도 사게 되고, 파워도 750으로 바꾸고, 이왕 하는것 CPU와 메인보드도 갈아버리고....결국 단계적으로 컴퓨터를 갈아 엎게 되었다. 이건 딴얘기고.
배송된 박스의 크기에 일단 한번 압도당하고 시작한다. 엄청난 크기의 박스를 들고 가는 순간부터 뭔가 만족스러운 느낌이 든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먼저 모니터 본체.
무게가 상당하다. 스탠드 제외 본체 무게는 13.8kg 라고 되어 있는데, 성인 남자라면 무리없이 들 수 있을 정도지만 워낙 크기가 크기 때문에 떨어뜨리거나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야 할 듯.
스탠드 부품들. 나사들이 큼직큼직해서 조립은 쉽게 된다.
이 모니터는 스위블 (좌우 각도 조절), 피벗 (화면을 가로 세로로 돌리는것) 및 높낮이 조절은 되지 않고, 틸트 (화면 상하 각도 조절) 만 된다. 약간 아쉬운 점이지만 43인치 모니터를 피벗해서 쓸 일은 없을 듯하고, 움직이는 부분을 많이 만들면 그만큼 가격도 올라갈테니 이해할만하다.
HDMI, DP 케이블, 전원코드가 하나씩 들어 있다. 케이블 버전은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리모콘이 들어있다. 처음엔 리모콘을 쓸 일이 많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화면 모드 전환 혹은 입력 기기 선택등 기능을 모니터를 건드리지 않아도 쉽게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리모콘을 쓰지 않는 경우에는 설정 버튼이 본체 가운데 아래쪽에 달려 있어서 사용할수 있는데 역시 불편하다.
입출력 단자는 HDMI 4개 (1.4 2개, 2.0 2개), DisplayPort 1.4 1개, USB-C 1개, USB 3.0 2개가 있고 헤드폰 단자도 있다. 본체에서 USB-C 케이블로 USB-C 단자에 연결해서 USB 3.0 단자들을 허브로 쓸 수 있다.
USB-C 단자는 최대 60W 까지 전원 공급이 가능해서, 노트북을 이 단자에 연결하면 화면 출력도 가능하고 충전까지 충분히 된다고 한다.
박스 표기상 크기가 108cm 라고 되어 있는데 대각선 길이이고, 대략 가로 95cm, 세로 55cm 정도가 된다.
설치 후의 모습. 오른쪽의 모니터가 24인치 Dell 모니터이다. 사진이 작아서 느낌이 잘 오지 않지만 실제로 책상에 앉아 43인치 화면을 보면 아주 시원한 느낌이 든다. 가운데 띄워져있는 배경화면 파일이 1920 x 1080 이니 대략 크기가 가늠이 되실듯.
설치할 때 한 가지 팁이 있는데, 모니터를 바로 놓지 말고 A4 용지를 깔고 놓으면 좋다. 스탠드 받침 부분에 고무 패딩이 되어 있는데 이걸 그냥 책상에 바로 놓으면 모니터의 무게가 상당해서 고무가 책상에 거의 들러 붙듯이 되어 모니터 방향 바꾸기가 너무 어렵게 된다. 들어서 방향을 바꾸어야 되는데 스탠드 포함하면 무게가 17.5kg 이라..
그리고 장시간 놔뒀다가 들어 올리려고 하면 아마 고무가 쩍 떨어지면서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도 되고. 그래서 스탠드 아래에 A4 용지를 깔고 그 위에 모니터를 올려 놓았다. 너무 휙휙 돌아가 혹시 책상에서 모니터가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딱 적당한 정도의 압력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는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어 그대로 쓰고 있다. 스위블 기능이 없어도 별 문제 없겠다.
에너지 등급은 중간정도라고 하는듯.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콘서트 영상을 보면 몰입감이 장난 아니다. 인터넷 서핑이나 코딩 등 작업을 할 때의 거리에서 보면 너무 화면이 커서 오히려 좀 어지러운 느낌도 들어 약간 의자를 뒤로 빼고 보게 된다.
얼마 전 나온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하고 있는데, 사운드 빵빵하게 켜고 플레이하면 실제 콕핏에 들어가 비행기를 모는 느낌이 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여행도 못 가는데 약간의 대리만족이 된다.
원래는 효율적인 작업을 하려고 샀는데 어쩐지 엔터테인먼트 용으로 더 많이 활용하게 되는것같다..
물론 코딩도 한다. 코드를 큰 화면에 띄워 놓으니 왔다갔다 하면서 편집하기도 좋고, 옆의 모니터에 브라우저를 띄워 놓으면 바로바로 결과 확인하기도 좋아서 작업 능률이 상당히 올라간다. 창을 3개 정도로 분할해서 쓰면 딱 좋은것같다.
그런데 처음에는 24인치 모니터 4개를 합쳐놓은 크기로 생각했는데 실제 써 보니 그것보다는 아주 약간 작다. 픽셀 피치가 Dell 24인치 모니터의 경우 0.27mm 인데, 43UN700은 0.2451mm 이라고 한다. 그래서 43UN700에서는 글자 크기가 24인치 모니터의 대략 91% 정도의 크기가 된다. 글자가 작아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1~2주 지나니 적응이 된 것같다.
리모콘으로 여러 가지 영상 모드를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캡쳐가 다소 무성의하게 되었는데..
Reader 모드로 해 놓으면 눈이 편해서 장시간 작업하기에 좋다. 안티 글레어 코팅이 되어 있어 반사도 거의 없다. 기타 vivid, cinema, FPS, RTS 모드가 있고 HDR Effect 라는 모드가 있는데, PS4 등 HDR 컨텐츠를 지원하는 기기에 연결할 때는 HDR모드를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그냥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HDR 모드로 해 보니 색감이 약간 부자연스러운것같아서 딱히 쓰지는 않고 있다.
FPS, RTS 모드도 각각의 게임 장르에 특화되어 있다고 한다. 저 모드와 별개로 어두운 곳을 밝게 보여주는 다크 맵 모드도 별도로 설정할 수 있어 게임시에 어두운 곳의 적이 잘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요즘은 주로 혼자 하는 게임을 하고 게임을 할 때도 대부분 cinema 모드로 해서 저 모드들이 확실히 이점이 있는지는 잘 테스트해보지 못했다.
대체로 무리 없이 게임하는데 문제 없지만, 주사율이 60Hz 라 FPS 게임등을 할 때는 144Hz 등 전문 게임용으로 나온 모니터보다는 살짝 거슬리는 느낌이 있다는것같기도 하다.
모니터에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는데, 잠깐 켜 보니 영화감상이나 게임 등 간단하게 쓰기에는 추가 스피커 구입을 하지 않아도 무난한 정도인 것같다. 원래 스피커는 따로 쓰고 있어서 처음 테스트 후에는 쓰지는 않고 있다.
PBP (Picture by Picture), PIP (Picture in Picture) 라는 기능을 지원하는데, PBP는 화면을 2등분 혹은 4등분해서 각각을 하나의 모니터처럼 쓸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이고, PIP는 화면 안에 작은 별도의 화면을 띄워 주는 기능이다.
PBP를 하면 마우스는 전체 화면을 보통때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쓸 수 있는데, 각각의 분할된 화면 안에서 창 최대화 버튼을 누르면 전체 모니터에 꽉 차게 최대화되는 것이 아니라 분할된 여러 개의 공간 중 현재 창이 위치한 공간에만 꽉 차게 최대화가 된다.
그런데 게임도 했다가 인터넷도 했다가 코딩도 했다가 하면서 자꾸 PBP 모드를 바꾸려니 불편하고, 4분할 한다고 창을 4개만 쓰는것도 아니라서 그냥 통으로 전체 화면을 쓰면서 그 안에서 프로그램 창을 막 띄우고 그때그때 필요한대로 창 크기를 바꾸는게 더 편하다. 그래서 PBP는 결국 잘 쓰지는 않게 되는 기능인것같다. 취향 차이일 수 있겠지만 그냥 큰게 최고다.
리모콘으로는 위에서 보는것처럼 2, 4분할만 가능한데, OnScreen Control 이라고 LG에서 제공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이용하면 더 다양하게 분할할 수도 있다 (3분할, 6분할, 8분할 등도 가능). 그런데 역시 안쓴다..
지금까지 약 3개월정도 사용했는데 최근에 돈주고 산 물건 중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것같다.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은 잘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웹서핑, 코딩 및 사진 편집 등 모든 작업의 효율이 올라가고 게임이나 영화감상시에도 항상 쾌적한 느낌이 든다. 아직 4K영상이 많지는 않지만 유튜브에서 4K 콘서트 영상같은것을 띄워놓고 가까이서 보면 현장에 실제로 있는 느낌마저 든다. 주식투자 할때도 HTS를 43인치 전체 화면을 쓰니 차트같은것 여러개 띄워놓고 보기도 좋고..
사실 아주 기술적인 디테일은 사실 잘 모르기도 하고 좀 둔한 편이라 그런 내용에 대해 리뷰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쓰기에는 모든 면에서 쾌적함의 정도가 달라지므로 아주 만족스럽다. 다른 리뷰를 보면 뭐 자잘한 불편사항이 있다고 되어 있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쓰면서 불편한점이 전혀 없어 뭐라 평하지는 못하겠다. 다행히 불량화소도 하나도 없는것같고..대화면 모니터 구매를 고민 중인 분이라면 이 제품을 구매하셔도 후회 없으실듯.